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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감독의도, 등장인물, 결말

by 미니베니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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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에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감독은 애도를 통해 아픔을 치유하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더 늦기 전에 영화를 제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소타를 구하기 위해 스즈메가 본인이 요석이 되어도 된다고 했을 때 감동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감독 의도

<스즈메의 문단속>의 경우 지진 재해로 부모를 잃고 살던 곳을 떠나 여행을 하는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그렸고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감독은 본인의 딸이 동일본 대지진 전년도에 태어나서 그날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고, 지금 10대인 젊은 관객들도 마찬가지이다. 교과서 속의 일이 되어 실감이 별로 안 나게 되었다. 기억조차 희미해지고 있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생생하게 느꼈던 충격을 지금이라도 공유하지 않는다면 늦어버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 때라면 지진 재해를 그리는 영화를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이라면 봐도 좋다고 말해주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덧붙여 제 자신과 사회가 변해온 것도 직접적으로 다루고 싶었다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리고 <스즈메의 문단속>을 제작한 연유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동안 전국구 극장을 돌며 무대인사를 해왔는데 확실히 지방에선 인구가 줄고 있는 것에 눈에 띄었고 고향인 나가노현에 갔을 때는 빈집이 부쩍 많아져 있었고 과거엔 화려하게 흥청거렸던 장소들이 사라졌습니다. 저희 집안은 건축업을 하고 있었는데 새 건물을 올릴 땐 지진제 같은 의식을 했음에도 마을이나 토지, 즉 장소의 생명이 끝날 때엔 장례식 같은 뭔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생각이나 기억이 잠들어 있는 폐허를 애도하고 진정시키는 이야기를 만들자는 생각에 이 작품의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신카이 감독의 40대 10년간의 집대성입니다.

 

등장인물

<스즈메의 문단속>은 장소를 애도한다는 이야기의 원형을 부풀리다보니 스토리 구조상 필연적으로 로드무비의 형식이 되었고, 폐허를 헤매는 꿈을 꾸는 17세 소녀, 이와토 스즈메, 전국 각지의 폐허 속 재해의 뒷문을 찾고 그것을 닫아 지진을 막는 '토지시' 이자 교사가 되고 싶은 대학생이면서도 사실상 작품 전반에 걸쳐 의자로 나오는 잘생긴 무나카타 소타 이 두 사람의 버디 무비 같은 느낌으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스즈메와 마흔 살이 될 때까지 스즈메를 돌보고 있는 이모 타마키의 관계, 고베의 스낵바 주인으로 혼자서 어린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니노미야 루미와의 만남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모티브로 그려나갔습니다. 두 명의 주역 외에도 친구, 커플, 가족 단위라는 여러 캐릭터를 통해 그 어떤 세대도 지루하지 않게 하는 장치와 셋업을 갖춰놓았습니다. <스즈메>의 일본 열도를 종단한 로드 무비라는 콘셉트 자체가 문 닫기만이 아닌 만남을 가졌던 사람들과 연결되어 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결말

스즈메는 뜻밖에 재해의 뒷문을 열어버린데다 요석마저 뽑아버렸고 상세에서 뒷문을 넘어온 미미즈(지렁이)로 인해 지진이 벌어지고 맙니다. 소타는 미미즈를 일본 열도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거대한 힘이라고 말합니다. 소타의 토지시 비전서엔 '뒷문을 통해 상세에서 현세로 온다'라고 쓰여있기도 합니다. 미미즈는 특정한 목적이나 의지가 없는 지진의 원흉으로 붉은색의 연기로 이뤄진 기둥 또는 줄기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열린 뒷문을 통해 죽은 자의 세계인 상세에서 스즈메들의 세계인 현세로 넘어와 과거에 사람이 많이 머물던 활기찬 장소였다가 현재는 버림받은 땅인 폐허에 남겨진 대지의 정기인 '지기'를 금색 실처럼 빨아들여 왜곡의 무게를 축적하면 땅에 드리우듯 쓰러집니다. 소타가 해온 문 닫기는 미미즈를 상세에 봉인하는 것 하지만 얼마 뒤 미미즈는 다른 문으로 다시 나오게 됩니다. 작품 속에서 미미즈의 정체와 의미는 명확하게 풀어내지 않습니다만 예상해 볼 수 있는 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상세는 죽은 자가 가는 세계이니 죽은 자들의 혼이라는 것입니다. 미미즈를 억제할 수 있는 것은 두 개의 요석이고 소타가 요석이 되는 것도 인신공양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인신공양 역시 재해 3부작의 두 전작에 표현되었던 설정입니다. 둘째, 두려움과 트라우마입니다. 스즈메가 미야자키에서 처음으로 미미즈를 봤을 때 '불이 났나?'라고 말합니다. 스즈메가 들어간 상세는 12년 전 대지진 피해를 입고 잔해가 쌓여 불타는 풍경이었습니다. 이것은 스즈메에게 있어 동일본 대지진 당시 시간이 멈춘 순간의 풍경이고 미미즈의 냄새와 생김새는 지진이 있던 그날 스즈메가 본 불길과 연기에 대한 묘사로 스즈메는 후반부에서 비로소 그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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